한국인터넷뉴스영남협회 김진우 기자

위기의 파고를 넘어 도시를 지켜낸 3선 행정의 기록
포항시장 3선의 시간은 ‘성과의 나열’보다 ‘책임의 축적’으로 설명된다. 임기마다 포항은 다른 과제를 안고 있었고, 위기의 양상 또한 달랐다. 자연재해의 반복, 산업 구조의 전환 압력, 지역경제의 불확실성, 시민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안전과 환경의 문제까지—도시는 늘 시험대 위에 있었다. 그럼에도 포항시는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행정의 연속성과 현장 중심 원칙을 끝까지 지켜낸 3선 행정의 선택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평가받는 대목은 위기 앞에서의 태도다. 포항은 크고 작은 재난과 사고를 겪으며 ‘사후 대응’의 한계를 분명히 확인해 왔다. 이에 따라 재임 기간 동안 강조된 방향은 예방과 점검, 그리고 현장 확인이었다. 보고서보다 발 빠른 점검, 지시보다 직접 확인을 중시하는 행정은 위기 대응의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이는 화려한 수치로 남기 어려운 성과였지만, 시민의 불안을 낮추는 실질적 결과로 이어졌다.
산업도시 포항의 체질 개선 또한 3선 임기의 중요한 성과다. 한때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특정 산업 의존 구조는 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이에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는 동시에 미래 산업 기반을 준비하는 이중 전략이 추진됐다. 단기간의 가시적 성과보다 중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둔 선택은, 도시의 다음 세대를 염두에 둔 행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키면서 바꾸는 행정’은 포항이 급격한 변동 속에서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한 힘이었다.
시민의 삶과 맞닿은 정책들도 꾸준히 축적됐다. 교통과 주거, 안전과 복지 등 일상의 기본을 다지는 행정은 눈에 띄지 않지만 체감도가 높다. 특히 안전 관리 체계의 정비와 재난 대응 역량 강화는 ‘사고가 난 뒤의 행정’에서 ‘사고를 막는 행정’으로의 전환을 보여줬다. 이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기반이 됐다.
행정 운영 방식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전문성과 책임을 함께 요구하는 구조는 조직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개인의 성과에 기대기보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행정은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했고, 이는 장기 과제를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는 토대가 됐다. 3선이라는 시간은 바로 이 ‘지속성’을 검증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임기의 마지막 국면에서 선택한 방향 역시 인상적이다. 새로운 정책을 무리하게 확장하기보다, 그동안 추진해 온 과제들을 점검하고 정리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다음 행정이 이어받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한 행보는 ‘끝까지 책임지는 행정’의 모습이었다. 이는 임기의 마무리를 개인의 치적이 아닌 도시의 자산으로 남기려는 태도로 읽힌다.
평가는 언제나 시간이 남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포항이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행정의 중심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기의 파고 앞에서 도시는 버텼고, 일상은 지켜졌다. 3선을 관통한 행정의 기록은 특정 시기의 정치적 평가를 넘어, 한 도시가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고 미래를 준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포항을 지켜낸 시간, 그 책임의 무게를 끝까지 감당한 행정의 여정은 시민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성과다.






















